문학산책, 서평
2024-05-30   0   50
웹진 카페인  
카페의 서재
시인의 시선을 통해 발견하는 일상과 사물의 깊이!

[신간] 잘익은 토마토 _ 생각이 영그는 인문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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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 발견하는 일상과 사물의 관계는 어떤 모습일까? 
2003년 계간 <문학인>과 <한라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고, 현재 본지 에디터로 활동하는 오형석 시인이 인문에세이 《잘익은 토마토》를 출간했습니다. 벼리커뮤니케이션이 기획한 ‘카페의 서재’ 4번째 열매인 이 책은 등단 이후 시인이 처음 세상에 내놓은 산문집입니다. 

‘생각이 영그는 인문에세이’라는 부제가 붙은 《잘익은 토마토》는 일상의 사소함이 전해 주는 삶의 의미를 짚어냅니다. 토마토가 빨갛게 익을수록 꼭지의 이파리도 더욱 푸르러지듯 자질구레한 일상과 사물에 대한 생각도 깊은 사색이 되고 따뜻한 위로가 될 수 있음을 말합니다. 

지은이는 시인 특유의 섬세한 감성과 정교한 문장으로 직조된 생각을 통해 관계의 의미를 하나씩 밝혀냅니다. 일상이 드러내는 미세한 존재의 의미를 붙잡아 삶의 그물망에 하나씩 배치하는 방식으로 ‘토마토가 잘 익어’가는 과정을 펼쳐 보입니다. 

“자기 몸인 데도 손이 닿지 않는 곳이 등허리입니다. 가장 가까운 곳이기도 하지만 가장 멀리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어떤 부분은 가려워도 마음대로 긁을 수 없습니다. 등허리처럼 ‘내꺼’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내꺼’가 아닌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사실을 알아차리는 순간은 사람을 겸손하게 합니다. 이런 일은 비단 등허리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생각을 조금 더 넓혀 보았더니 ‘내꺼’인 줄 알았지만 ‘내꺼’가 아닌 것들이 제게 말을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여는 글> 중)
 

4부로 구성된 이 책은 크게 4개의 주제를 담았습니다. 지은이는 사사로운 사물들이 우리 삶에 어떤 모습으로 스며들어 관계를 단단하게 하는지 설득력 있는 문장으로 풀어놓습니다. 빨래건조대에서 시작해 바람에 나부끼는 깃발, 옥수숫대를 감싸는 매미 소리, 천 원에 그려진 매화로 이어지는 미시적 시선을 따라가면 고단한 삶을 위로하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특히 문학, 역사, 철학의 인문학적 지식을 딱딱한 교과서적인 서술을 벗어나 쉽게 풀어냈습니다. 

환유적 상상력을 통해 드러나는 삶의 진실들은 속도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잃어버린 가치’를 재발견하는 시간을 제공해줍니다. 

 

►  책 소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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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지우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