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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한 에스프레소를 찍어
음악을 그립니다.
태초에 커피가 신의 음료였던 것처럼
음악도 어쩌면
원래는 인간의 것이 아니었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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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커피는 모두
슬픈 자의 슬픔을 녹이고
기쁜 이의 기쁨을 배가시키는
신비한 능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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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세상을
창조하던 날,
삶의 지난함을
달랠 길 없던 인생이 가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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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인간에게
선물하신 것처럼
인간의 본성 깊은 곳에
은밀한 가락을
선물로 숨겨두셨는지도
모를 일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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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신은 애초부터
음악과 커피를
썀쌍둥이로 만든 건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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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 깊어지는 저녁 무렵
누군가 뒷동산에서
불어주는 나팔소리가
한잔의 커피향기처럼
두고두고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덥히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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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와 음악이 모두
가슴으로 스며들어
영혼 깊은 곳에 조용히
강물을 내는 까닭도
![무제](/zine/2003/images/img_2003_06_08.jpg)
인간의 심성을
아련한 그리움 쪽으로만
기울도록 만드는 까닭도
그것이 본시
신의 선물이었다는 증가가
분명합니다.
글, 그림 | 유사랑
유사랑 님은 <중앙일보>, <전자신문> 등 다수 신문사에서 그림을 그렸습니다. 현재 <인천일보> 시사만평가, CCA(커피비평가협회) 문화예술 이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블로그 : http://blog.naver.com/youliebe7)